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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들

눈을 보고 말해요.

by LeA 2021.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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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보고 말해요.

 

눈을 보고 말을 하는가. 아니다. 나는 입모양을 보고 말해왔다. 나는 정확한 단어는 종종 들리지 않을 때가 많아서 주로 상대방의 입모양을 보고 들어왔다. 상대방의 말을 잘 듣기 위해서 입모양을 보고 대화를 이어 나가는 것은 나만의 잘 듣고 있다는 표현방법이었다. 그러나 어느 날, 거울 속의 '입모양을 보고' 대화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때 깨닫게 되었다. '상대방의 눈을 보고 말하지 않는' 그것은 굉장히 부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내가 생각했던  '보다 상대방에게 집중하는' 모습이 아니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봤을 때도 '본인의 눈을 맞추지 않고, 오직 입모양에만 시선을 두고 대화하는 모습'은 뭔가 이상했을 것이다.

'상대방의 눈을 보지 않고, 입술에만 초점을 둔 내 모습'을 거울을 통해 타인의 시선으로 바라봤을 때 내 모습은 자신감이 없어 보이기도 했고, 상대방과 이야기하기 꺼려하는 마음이 드는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어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분명히 상대방에게 관심 있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열심히 들어줄 용의가 충분히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입모양을 보고 말하는 내 모습은  완전히 겉과 속이 다르게 표현되는 상황이었다.

또한, 상대방과 대화함에 있어서, 입모양에만 초점을 둔 모습은 상대방을 바라보고 있음에도 상대방을 바라보지 않는 것과 같은 이상한 모습으로만 보였다.

 

 

사실, 상대방의 눈을 똑바로 맞추지 못하겠어서 입모양에 시선을 둔 이유도 있다. 언제부터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자신감이 떨어졌는지 또 다른 불안이 불쑥 찾아온 것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그동안 나는 상대방과 눈 맞추지 않고 대화한 지 오래되었다. 그래서 더욱 상대방과의 눈 맞춤이 어색하게 다가오는 것인 줄도 모른다. 더 잘 듣기 위해 입모양에만 초점을 맞춘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또 다른 분명한 핑계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깨달았다. 내가 숨기고 싶었던 내 모습인 '자신감 없어보임'이 '눈 마주치지 않기'함으로써 겉으로 완전히 들어나 버렸다는걸. 그게 속상하고 부끄럽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동안 나는 매장에 가서 계산을 할 때, 카페에 가서 주문을 할 때 등등 나는 항상 그렇듯, 눈 맞춤 없이 시선을 다른 곳 또는 입모양에 둔 채 (모르는) 타인과 대화를 했고, 그럴 때마다 그 (모르는) 타인이 나를 내려다보는 느낌을 종종 받곤 했었다. 그땐 그냥 내가 옷차림을 신경 쓰지 않고 아무렇게나 입어서 그렇구나. 좀 없어 보이게 입었더니 없게 봐주는구나.라고 생각했었다. 분명히 평소에 나는 잘 꾸미고 다니는 스타일은 아니니까 말이다. 그렇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그 '나를 내려다보는 듯하다고 생각했던 타인의 시선은' 비단 없어 보이게 입었던 내 옷차림의 문제만은 아닐 수도 있었겠다 라는 생각이 든다. 타인과 시선을 마주하는 것은 본인의 자신감과, 당당함을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상대방의 인지하고 있음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렇게 생각해 보면, 당시의 내가 상대방과 눈마주치지 않음으로 인해서 상대방은 오히려 내게 무시당한다는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헌데.....나는 점원과 아예 눈을 마주치지 않고 내 할 말만 했으니, 음..... 점원 입장에서는 나를 '내려다보는 시선'이 아니라, 무시당했다는 생각에 오히려 기분이 나빴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와 같이, 눈마주침 하나로 서로 불필요한 오해를 하게 될 수도 있다.

자, 이제는 아래와 같은 태도로 대화에 임해보자.

 

어깨를 펴고(=날개 뼈를 내리고),

상대방의 눈을 똑바로 마주치고,

상냥지만 (마스크 때문에 잘 안 들릴 수 있으니) 큰 목소리로 또박또박 말하자.

 

이것이 자연스러운 대화의 기본 태도라고 이제와서 깨닫는다. 이런 태도로 대화를 해 보다가, 간혹 상대방의 말소리 중 단어가 잘 들리지 않는다면 다시 말해달라고 말하며 그때 잠깐씩은 입모양을 보고 대화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기본은 상대방과 시선을 마구하는 것이다. 이것은 나를 당당하게 하는 방법이자, 동시에 상대방에 대한 예의인 것이다. 

 

그러나 추가로 친구들과 상대방과 눈을 마주치고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하다가, 새로운 사실을 알게되었다.

내 친구들 중에 상대방의 눈을 못 마주치는 친구들이 더러 있다는 것이다.

 

그 친구들은 대부분 이러한 기억이 있었다.

 

예 1) 학창 시절, 선생님의 눈을 똑바로 보고 수업을 들었더니 선생님이 어딜 되바라지게 눈을 똑바로 뜨고 나를 보느냐고 반 친구들 앞에서 창피를 준 기억.

 

예 2) 부모님과 싸울 때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가 어딜 또 눈을 부라리고 부모를 보느냐고 욕을 먹은 기억.

 

예 3) 회사에서 사수 눈을 똑바로 보고 이야기를 하는데 왜 째려보듯이 사람을 보느냐고 무안을 당했던 기억.

 

 

..... 이러한 요소들을 들으니, 상대방이 기분에 따라서 다르게 받아들일 수 도 있다는 사실 또한 알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특정한 하나의 기억에 사로잡혀 자신감 없어 보이게 만들고, 상대를 한편으로는 무시한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눈 마주침 없이 대화하기는 하지 말자. 상대방의 눈을 피하지 말자. 다만, 특정한 상황에 따라 (대게, 자주 마주하는) 상대방의 기분에 따라서 눈을 적당히 피해 주는 것은 하나의 센스~라는 것 정도를 염두해 두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이상 눈을 보고 말하기의 중요성에 대해 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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