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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들

covid-19 이후 나는,

by LeA 2021.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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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id-19 이후 나는, 

 

2019년 11월 2일 한국에 귀국했고 지금은 1년 하고도 1개월 이 더 지났다. 2019년 11월 2일에 한국으로 들어왔을 때, 나는 다른 나라에서의 삶을 완전히 정리하고 한국에 들어왔었다. 그리고 그 당시는 covid-19가 Pandemic으로 번지기 전이었고, covid-19라는 이유로 한국으로 귀국한 것이 아니었다. 2019년 11월 당시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한국사람에게 조금 친숙한 나라에서 타향살이를 시작했고 그것은 내 타향살이에 많이 도움이 되었다. 이제 나는 성장했으니 아시아지역을 완전히 벗어나, 아시아인이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지 않는 나라에서 나의 제2의 타향살이를 시작하고 싶다 라고, 나는 생각했다. 그리고 이것은 변명이다. 사실, 조금 더 내밀한 사정을 이야기하자면, 나는 처음 도전한 타향살이에서 외로웠다. 내 경력과 일적인 분야에서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고, 당시 내가 일하던 환경은 내게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을 만큼 좋은 환경이었다. 하지만 그런 좋은 환경을 받을 만큼, 그 좋은 환경에 감사할 만큼 나는 똑똑한 사람이 아니었고, 나는 어리석었다. 그런 어리석은 생각과 마음은 어리석은 행동을 만들었고, 나는 나를 외롭게 만들었다. 내가 만든 외로움에게 나는 상처 입고 슬퍼하면서 2019년 11월 2일에 타향살이의 모든 것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도피했다. 그리고 과거의 경험들을 통해 '나름' 성장한 나는 (비록, 변명일지라도 실제로) 더 멀리 날기 위해 다시 뛰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뛰었고 (=시험을 치렀고), 날기 위해 바닥에서 발을 뗀 순간 (=시험에 합격했고), 저-기 멀리 앞에 보이는 covid-19는 어느새 Pandemic화가 되어 있었다. 그걸 조금 더 자세히 정리해 보자면,

 

 

 

2019년 12월 미국 여행

  • 실패를 인정하지 않기 위한 발버둥
  • 제2의 도전과 목적을 만들기 위한 힐링

 

 

2020년 1월 이직 준비

  • 다시 뛰다
  • 이직을 위한 시험 준비

 

 

2020년 2월 이직 합격

  • 날기 위해 뛰어오르다
  • 이직 시험 합격

 

 

2020년 3월 입사 보류

  • 날기 위해 바닥에서 발을 뗀 순간
  • 심각해지는 covid-19

 

 

2020년 4월 covid-19의 장기화

  • 끝을 알 수 없는 covid-19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내 나이에 비해서는 많은 시간과 다양한 경력을 가진 나였는데. 나는 항상 날고 있었는데. 내 날개는 타의로 인해 접힌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는데(이 부분은 근거없음), 그런데 지금은 타의에 의해 날 수 없다. 그런데 언제 다시 covid-19가 없어져서 전 세계가 정상화가 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앞으로 1년이 될지, 2년이 될지, 3년이 될지, 혹은 그 이상이 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역사상 유래 없는 상황이 지금 벌어지고 있다. 내가 일해왔던 분야는 아예 없어져 버릴 수도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정도로는 회생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완전한 이전의 시대가 오기 전까지는 내 분야는 절대로 다시 회생할 수 없다. 이전의 시대가 오기 전까지는 내 분야가 회생할 수 없다는 절망적인 사실 앞에 나는 어떠했지?

 

 

2020년 5월 5일 편의점 알바 시작

 

 

  • 일단, 모든 것이 보류되고 난 뒤 나는 멀리 보지 말고 당장 내 바로 앞의 일만 생각하기로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2020년도 말에는 어느 정도 회복이 되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에 크게 슬퍼하지 않고 지금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자는 생각으로 알바를 찾았다. 경기가 좋지 않은 탓일까? 내 집 주변에는 마땅한 일자리가 없었다. 그렇게 일 할 곳을 찾던 중에 (그나마) 괜찮은 알바 자리가 있었다. 버스로 30분+도보 20분, 편도 50분 정도 소요되는 곳에 편의점에서 사람을 구했다. 오후 3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하루 7시간씩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일하는 곳이었다. 이력서를 냈고, 합격했다. 그러나 일이 쉽지는 않았다. 시급은 최저시급을 지켜줬고 사장님 내외분도 잘해주셨으나 일이 힘들었다. 내가 일하는 시간은 가장 바쁜 시간 중 하나였다. 오후 5시부터 오후 8시까지는 시간당 30~40명씩이 왔고, 빨리 냉동고로 정리해줘야 하는 아이스컵 박스 5~8박스와 약 10박스의 유제품이 들어오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현금으로만 계산 처리를 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 시간에만 약 200~300만 원의 현금을 오차 없이 결제해야 하는 부분이 신경이 많이 쓰였다. 너무 힘들었지만 이 일자리 이외에는 다른 곳이 잘 없었기 때문에 버텼다.

 

 

그러나 2019년 9월 중순에 알바를 그만두다.

왜? 힘들어서.

 

 

  • 2019년 9월 중순에도 covid-19는 계속되었다. 나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지 라는 생각으로 불면의 밤을 보냈다. 완전히 새로운 직장을 찾아야 하나? 사실 나는 한쪽 귀에 심한 이명을 앓고 있다. 10년 이상 되었으며 이것으로 청력이 남들보다 떨어진다. 전에 검사를 했지만 이명의 원인은 불명이고, 보통사람은 80~90% 정도를 알아들으면 나는 60% 정도만 알아듣다는 것을 알고있다.. 이러나 내가 원래 내 일을 할 때는 (다양한 이유와 내업종의 특수함으로)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한국에서 사무실에서 일을 할 때는 귀가 잘 안 들리는 것으로 일처리와 동료와의 소통에 불편함이 어느 정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아무 곳이나 취직하기에는 어렵다는 것은 사실이다. 청력이 조금 떨어지는 특수함을 감안한 일 할 수 있는 환경이 많지 않고, 그런 곳이 내 경력으로 취직하기는 어렵다. 변명이 길었지만, 아무튼 괜찮은 곳에 내 경력으로는 취직하기가 어렵다는 말이 하고싶었다.

 

나는 당장 어떻게 해야 하지?

 

 

  • 새롭게 취직 준비를 해야 하나? 단순 알바를 구해야 하나? 아니다. 이것이 정답이어도 당장 실행할 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기업에서 더 이상 사람을 구하지도 않고, 알바 구인 자리도 잘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조금 더 눈을 낮추고 노력하면 취직자리도 있고 알바 자리도 있긴 있었다. 그러나 내가 초점에 맞춘 것은 covid-19는 점점 장기화가 될 것이고 이것이 해결된다고 하더라도 또 이런 사태가 올 수 도 있는데, 나는 지난 세월 동안 쌓아온 경력과 경험을 가진 내 분야를 완전히 포기해야 하는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야 하는가?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었다. 

 

 

답은 없었고, 지금도 답은 없다.

 

 

2019년 9월 중순부터 완전히...... 에 해버렸다.

 

  • 절망 : Pandemic의 끝을 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한
  • 슬픔 : covid-19가 빨리 없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한
  • 한탄 : 지난 세월 열심히 달려온 나 자신에 대한
  • 후회 : 처음부터 잘못된 길을 선택했다는 것에 대한
  • 원망 : covid-19에 대한
  • 미움, 시기, 질투 :...... 타인과 타인의 상황에 대한
  • 미안함 :.... 타인과 타인의 상황에 대한
  • 미안함과 감사함 :...... 가족에 대한
  • 우울과 두려움과 끝 : 지금의 나에 대한

 

2019년 10월 말

  • 신박한 정리 : '정리의 힘'
  • Jordan Peterson 교수님 : '니 방부터 치워라'
  • 내방 정리를 하다

 

  • 당시 방송에서는 신박한 정리라는 집을 정리해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버릴 것은 버리고 내가 생활하는 환경을 어떻게 정리하는 것인가에 대한 방법을 알려주는 TV-프로그램이었다. 그것이 인기를 얻으며 각종 매체는  효과적인 정리 방법들을 많이 소개해 주었다. 그 덕분에 나도 자연스럽게 정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그리고 당시, YouTube를 통해 해외에서 유명한 Jordan Peterson 교수님의 강의를 듣게 되었다. 그 강의에서 한 질문자가 교수님께 질문한다. '목적을 잃어버리고 절망에 빠진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이 다시 힘을 내서 일어날 수 있는 방법이 있느냐? 절망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 이에, 교수님은 대답한다. '니 방부터 치워라' 이 말을 듣는 나와 강의를 듣는 사람들 모두 황당해한다. 하지만 Jordan Peterson 교수님은 계속 말을 이어나간다. '절망에 빠진 사람이 다시 동기부여를 얻고 힘을 내는 것은 굉장히 힘들다. 그러나 자신의 주위에서 자신이 바꿀 수 있는 작은 부분부터 바꾸기 시작하는 것은 쉽다. 우리가 세상의 법칙을 바꾸거나 새로운 규칙을 지금 당장 만들고 관리하지는 못해도, 내 방 안에서 내가 생활하는 공간 안에서 내가 필요 없는 것들은 다른 사람에게 주거나 버리고, 내가 필요한 것들은 내가 잘 사용할 수 있게 동선에 맞춰 정리를 하거나, 더러운 부분을 청소하는 일은 아주 사소하고 작은 일이지만 내가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런 작은 부분부터 관리해 나가면서 그 범위를 점차 조금씩 넓혀 나가면 된다. 조금씩 조금씩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을 최선을 다해서 관리하다 보면 조금씩 조금씩 성취감이 늘어날 것이며, 조금씩 조금씩 자존감이 회복되며, 조금씩 조금씩 더 많은 다양한 부분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길 것이다. 그러므로 당장 니 방부터 청소해라'라고 하며 부연 설명을 마치자, 나와 강의를 듣는 모두가 비로소 '니 방부터 치워라'라는 교수님의 말의 의미를 이해했다. 이 말에 나는 감동을 받았고 조금씩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잃어버려서, 몰두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필요했던 나는, 지금 당장 몰두할 무엇인가를 찾아서 결과를 생각하지 않고 방 정리를 시작했다. 과거 대학 때 쓰던 전공책을 버리고, 쓰지 않는 물건을 버리거나 나눔 하고, 중고시장에 팔 물건은 팔면서 약 일주일 동안 내 방을 정리했다.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묵묵히 방 정리를 했다. 단지 나는 내 방의 목적을 힐링과 휴식의 공간이라 정하고 그에 맞게 정리해 나갔다.

 

 

 

방 정리를 마치고 나니,

 

그때서야,

비로소,


그동안 내가 원하는 대로 열심히 일해준

그러나

 

보상받지 못한

치료받지 못한

방치해뒀던

치유가 필요한


내가 보였다.

 

 

 

2019년 11월 : 비로소 내가 보였다.

 

  • 이명이 들리는 나
  • 피부 트러블이 있는 나
  • 얼굴에 이 없는 나
  • 걸음걸이가 이상한 나
  • 경추가 어긋난 나
  • 척추가 어긋난 나
  • 척추협착증 초기단계인 나
  • 타인에 비해 근육의 경직도가 높은 나
  • 자율신경계의 경직도가 높아 불안하고 예민한 나

 

 

이렇게 되어야 결국,

 

내가 보였다.

 

 

 

 

 

 

 

 

 

그리고 현재

  • 바른 자세를 위한 교정치료를 받고 있다.
  • 내 몸에 맞는 좋은 약과 음식을 먹고 있다.
  • 규칙적으로 생활한다.
  • 불필요한 지출을 찾아 줄이다.
  • 절약하는 생활을 한다.

 

covid-19 이후 나는, 내 몸을 치료하고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먹고살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고 있으며 현재의 삶에 감사하고 내가 잘 나갈 때 잘난 척해서 상처 준 사람들에게 호되게 당하고 있으며, 직업을 잃어 남에게 종종 무시를 당하지만 기죽지 않고 직업이 없기 때문에 얽매이지 않는 삶을 즐기고 있다. 그리고 나는 내가 가진 것에 진심으로 감사하며 매일매일, 나는 나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covid-19 이후 나는, 힘들지만 그럼에도 (계속 반복해서 말하지만) 내가 가진 것에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앞만 보고 살며 나를 돌보지 않았던 것에 대해 반성의 시간을 가지고, 내 정신과 육체를 치유하며 살고 있다.

 

 

covid-19 이후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직....... 희망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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